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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9. 10[1박 2일] 벚꽃축제 후기 1부

청색 2011.04.12 21:47 조회 수 : 3668

 

이 이야기는 49- 10일에 대한 12일간의 벚꽃놀이를 위한정모 후기이야기입니다.

 

이 이야기에 나오는 인물, 사건, 지명은 실제 사건입니다.

 

어린이들은 절대 따라하지 마세요.(술집에서 술 안 팝니다.)

 

 

 

 

비가 몇 번 내리고, 날씨가 몇 번이나 변하던 때 즈음에 이르러, 어느덧 시험기간이 다가오고,

 

동시에 봄 역시, 느리지만 확실히 지척에 와 있음을 느끼던 정도의 시간에 일어난 이야기다.

 

사실 이 때의 이야기는 시간관계상 서술하지 않고 넘어가려 했지만...

 

뭐 이유야 어찌되었건 이야기를 시작하면, 재미있는 이야기가 될 수도 있으며, 재미없는 이야기가 될지도 모른다.

 

따라서 읽고 싶은 자는 읽고, 읽기 싫은 사람은 읽지 않아도 좋다.

 

-410일 청색-

 

 

 

 

 

간만에 따분하던 차에 2주 후에 벚꽃놀이 겸 87년생들이 모이자는 연락을 받았다.

 

정확히 이번 모임이 어떻게 시작되었는지는 잘 기억나지 않지만, 내가 개최자를, 물주로 몰아갔었다는

 

사실은 기억난다. 아니. 이건 사실이 아닐지도 모른다. 그냥 지루함에 견디다 못해서 내가 만들어낸 거짓 기억일

 

수도 있다는 것을 명심하고 또 명심한다. 그래 이건 착각이다.

 

나가기 전에 카레집을 가자는 계획을 세워두긴 했지만, 이것 역시 제대로 될지에 대한 파악은 되지 않았다.

 

확률론적인 문제를 계산하기 위해 프로그램을 돌려보고 싶은 생각은 한강을 걷고 싶은 생각만큼이나 없다.

 

그것이 출발하기 전의 일이었다.

 

나가기 전에 챙길 것들을 한번 둘러보았다.

 

 

 

반지하인 나의 집에 놓인 물건들 중에서, 시험기간이라는 시기에 맞는 프린트 한 묶음과, 지갑, 그리고 핸드폰을

 

가방에 전부 몰아넣고, 오후 4시경, 집을 나섰다.

 

내가 살고 있는 지역은 2호선에 위치한 건대 입구. 교통은 편리한 지역이지만, 목적지인 여의나루까지 도달하려면

 

최소 2번의 환승과, 40여분의 시간이 걸린다.

 

물론, 이는 수치적인 이야기로 그 이상의 시간이 걸린다는 것은, 여러 번의 경험으로 깨달은 바 있다. 530분까지

 

도착하면 되는 것으로 알기 때문에, 조금 여유 있는 출발이다.

 

그렇지만 여유를 부리다간 늦은 경우도 많기 때문에, 조금 서둘러야겠지.

 

그렇게 생각하며, 빠르게 가까운 역을 목적지로 삼고, 걸어가기 시작했다.

 

이미 저녁시간대에 들어섰지만 해는 중천에 떠 있다. 아마도 낮이 길어졌기 때문이리라.

 

학교를 지나면서 학교에 피어있는 벚나무를 몇 그루 본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다.

 

급하게 지나쳤기 때문에 확실치가 않다. 몇 걸음 걷지 않았는데도, 금방 역에 도착했다.

 

오후 420분경, 나는 지하철을 타고, 목적지를 향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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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사실 생각해보면 지루할 수 있는 지하철 내에서 할 일이 있다는 것은 소중한 일이다.

 

그것이 게임기든, 핸드폰을 이용해 인터넷 서핑을 하든, 퍼포먼스를 하든 그것은 지루한 일상을 깨줄 수 있는

 

감로수 같은 존재가 될 수 있다.

 

그리고 이곳에서의 경험으로 효율은 떨어질지 모르지만, 분명, 공부라는 것은 시간을 조종하는 마법 중 하나라는

것을 여실히 알 수 있었다.

 

여유가 있을 때에는, 그렇게나 시간을 늘여주던 존재가, 여유가 없을 때에는 30여분이라는 시간을 순식간에

 

보내준다. 이미 시험기간에 들어선 나는 후자이다. 몇 페이지를 보고 나니까, 이미 환승할 시간이다.

 

가끔 느끼는 거지만, 지하철보다 시간이 더 빠르다.

 

‘...’

 

어쨌든 이런 과정을 통해 환승을 거쳐, 목표인 여의 나루는 이제 금방이다, 조금 늦었긴 하지만,

 

예상 범위 이내. 문제없다.

 

영등포로 오세요

 

근데 이 문자는 무엇을 나타내는지 모르겠다.

 

저기, 다섯 정거장 앞에서 이런 문자를 보내는 이유는 뭔데?

 

다섯 정거장이라고, 다섯 정거장.

 

이유를 파악하지 못하면, 혼란상태를 벗어날 수 없기 때문에, 이유를 요청한다.

 

벚꽃이 피지 않았다.’

 

.

.

.

이어서 날아온 문자는 친절하게도, 방금 상태는 혼란이 아니라는 것을 알려주었다.

 

그리고 나는 잠시, 이 모임의 목적에 대해서 진심으로 고민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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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니까 단지 잘 기억이 나지 않았을 뿐이다.

 

절대 벚꽃이 없다고 아쉬워한 게 아니다.

 

사람이란 목적이 있어야 움직이는 생물이기 때문에 나는 그것을 확실히 할 필요가 있었을 뿐이다.

 

모임은 즐겁게 놀려고 모이는 거지, 벚꽃을 보기 위함은 아니다.

 

그렇다. 이건 간만의 친목도로를 위한 모임이다.

 

라고 생각하는 사이에 어느새 영등포 역에 도착했다.

 

복잡한 줄은 알았지만, 이건 의외로, 더 복잡하다.

 

자아. 그러면 어디로 가면 될까.

 

아마 정시 모임은 330분부터 시작된 것으로 알고 있다. 그렇다면 지금쯤 자리를 잡고 놀고 있을 터.

 

그렇다면 가장 효과적인 수단을 취하도록 하자.

지금 도착했는데 그곳은 어디인가

 

‘5번 출구로 나와서 횡단보도까지 와라

 

간단하게 위치를 파악하고 이동하기 시작했다.

 

역시 길치는 아니라서 그런지 내가 어디에 위치하는지 쉽게 파악했다.

 

5번 출구가 보이지 않아서 그렇지.

 

‘5번 출구가 보이지 않는데.’

기다려. 데리러 갈게

 

아무리 봐도 이 안에서는 만나지 못할거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한다.

 

사람도 많고, 무엇보다, 아마 서로 얼굴을 기억할 자신이 없을 것이다.

 

지금은 5번 출구를 찾을 때다. 그리고 이 곳의 지리는 이곳에서 장사를 하시는 분께 여쭤보면 금방 찾을 수

 

있다.

 

예상대로 금방 길을 찾을 수 있었고, 나는 바로 5번 출구를 통하여 횡단보도 앞에 이르렀다.

 

횡단보도다

 

벌써 올라갔냐는 답변이 온다.

 

‘!@#!%@%’

 

어딘가를 나타내는 말인데, 잘 알아들을 수가 없다. 주위의 소음 때문이겠지만,

 

그것이 건너편 커피점의 이름을 말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곧바로 나는 그곳에 도착할 수 있었고. 여기서부터 12일의 모임이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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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전문점 앞에서 잠깐을 기다려본다. 아마도 기다리다보면 무슨 일이 생겨야 정상이다.

 

두리번 거리는 사람을 보면 적당히 찾아낼 수 있겠지.

 

얼굴이 기억이 나지 않는다니 솔직히 낭패이긴 하지만, 어쩔 수 없다.

 

지금은 기억나지 않는 다는 것을 신경쓰는 것보다는 어떻게 해야할지를 결정하는 것이 중요하니까.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 즈음, 낯익은 얼굴이 보인다. 으음. 맞는지 확인을 할 방법이 없을까.

 

그래. 전화를 걸어보자.

 

하고 전화를 걸고 그로 인해서 어느정도 확신을 가질 수 있었다

 

아무리 그래도, 통화를 끄려고 전화기를 다시 올리자, 지나치려는 걸로 봐서는,

 

분명히 내 얼굴을 완벽하게 기억하지 못하는 거다.

 

나도 기억하지 못했으니까 피장파장이긴 하지만, 이렇게 되면 상당히 분위기가 난처해지는데...

 

. 상관없겟지

 

 

 

 

 

아무튼 이와 같은 과정을 거쳐서 파티에 합류할 수 있었다.

 

으음. 몇 명은 알고 있는 사람들이고, 두 명의 얼굴이 기억이 나지 않는다.

 

우선은 누군지 묻도록 하자.

 

얼굴을 모르시는 분들이 몇 분 계시는데...“

 

. 여기 이분이 키위야.”

 

. 안녕하세요.”

 

라고 인사를 하고, 한 사람을 추가로 인지하게 되었다.

 

하지만 혼동하지 말길 바란다. 나는 분명 몇분이라고 했다.

 

몇 분이라는 호칭은 한 사람을 의미하는 게 아니다.

 

최소 두 명 이상이라는 것을 명심하자.

 

뒤에 저 분은 누구..”

 

소이님이시잖아. 저번에 합주실에서 봤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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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그냥 혼잣말이다.

 

안경을 쓴다와 쓰지 않는다는 차이가 상당히 크다.

 

. 보통 학교에서 안경을 쓰던 사람이 안경을 벗고 다니거나, 그 반대의 경우 그 사람에 대한 이미지가

생소하게 느껴지는 경우가 있지 않은가.

 

안경이라는 아이템을 누가 개발한 것인지 솔직히 소름까지 돋는다.

 

사실 안경이라는 소품을 가지고 다니면, 위장이라는 것이 필요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렇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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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

 

그렇게 멤버들과의 인사를 마치고,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사실 얼마 전에 내린 비로 벚꽃이 피지 않으면 어쩌나 하는 걱정을 하기는 했었다.

 

그리고 이렇게 날씨가 풀린지 얼마 되지 않는다면 강변의 벚꽃은 아마도 피지 않았을 것이다.

 

그렇다면 굳이 이곳에 있을 필요는 없을 것이다.

 

와 같은 짧은 대화가 오고 간 뒤, 홍대로 향하기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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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에 누군가 홍대에서 3시간을 헤매다가 이 장소에 도착했다는 소리를 들었던 기억이 난다.

 

누군지 잘 기억이 나지는 않지만, 애도의 말을 건네고 싶다.

 

왔던 길을 되돌아가는 것도 하나의 길이고 방법이다. 그렇게 생각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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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살면서 홍대에 와 본 건 사실 처음이다.

 

군대를 제외한 4년 간 홍대 근처에 놀러와 본 것 역시 처음이다. 신촌까지는 와봤지만 홍대는 미묘하게

 

경계로 막혀 있는 듯, 올 기회가 없었다.

 

도착하고 나니 어느새 630분에 이르고 주위는 점점 어둑어둑해지기 시작했다.

 

어디든 지리를 파악하는 게 우선이고, 지리에 대해서 잘 알고 있는 사람이 있으면, 움직이는 데에는

 

걱정이 없는 법이다.

 

길을 잃을 걱정이나, 파티 멤버가 사라질 위험이 없다는 것이다.

 

 

 

이거 다 거짓말.

 

.

.

.

처음에는 앞의 두 명이었다.

어떻게든 쫓아야 한다고 뒤의 다섯이 말했다.

다음에는 뒤의 한 명이었다.

먼저 지나쳐 갔을 것이라 앞의 둘이 말했다.

.

.

.

And there were none.. Ah.......

 

.

.

.

다행히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여기는 잃어버린 아이들의 숲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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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이를 따라서 들어간 곳에서 간단하게 소바를 시켜먹었다. 오랜만에 먹어서 그런지 맛있었다.

다들 돈부리 및 튀김을 시켜먹고 잠깐의 수다를 떠는 중

 

야생의 하라오운 군이 나타났다. 하라오운 군은 자기소개를 시도했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노래방으로 향했다.

 

.

.

.

 

노래방은 밝은 분위기에서 노래가 이루어졌다.

실버는 열창했고, 멀쩡했다.

키위는 열창했고, 멀쩡했다.

소이는 열창했고, 멀쩡했다.

오피는 열창했고, 지쳐 쓰러졌다.

.

.

.

.

.

다들 노래 좋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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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부는 내일 업데이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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