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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2.12 소모임 후기( 입니다... )

세례자 2010.12.13 12:44 조회 수 : 1362

두껍게 처진 커튼을 뚫고 햇살이 들어온다.

나의 얼굴을 내리쬐는 미약한 햇빛과 잔잔한 음악이 들리며 나의 의식 또한 서서히 돌아오기 시작한다.

침대옆 탁자위에 놓인 시간을 보니 10시...

어제 6시쯤에 잔거 같으니 조금 많이 잔건가.. 아무래도 간만에 집에 오니 절로 긴장이 풀어진거 같다.

가족은 없다. 아무래도 교회를 간거 같다....그간 조금 열심히 했다고 나름 배려인가?

정신을 못차리고 멍하니 침대에 기대어 앉아 있으니 기신포후 데몬베인 ED - いとうかなこ - モダンロ―ズ가 나의 귀에 들려온다

그 소리에 고개를 돌려보니 탁자 위 노트북 검은 바다에 윈도우 마크가 정처없이 헤엄치며 애절하게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불쌍한 녀석...밤새도록 불렀을테지...이제 해방시켜 주마

마우스를 옮기니 어제 자기전 보았던 업무 내용 플랜이 비춰졌다...분명 본 기억은 없는데

노트북 옆을 보니 유리잔에 어제 얼음이였을 것으로 추정되는 소량의 물이 잔에 담겨있다

아마 전날에 조니워커 블루가 담겨있었지...

그런 상념에 잠겼을때 노래는 다시 stephane-life로 바뀌었다. 좋은 징조다. 가장 좋아하는 노래가 아침에 나오다니...

그 징조를 기분좋게 받아드리며 간단히 머리를 굴렸다.

오늘 오는 멤버는 오피군 라즈양에 키위군과 게스트 한분....그리고 13% 이벤트 발동으로 퀼양이 올지도 모른다고 했다.

약속 시간은 3시. 충분하다. 늦을래야 늦을수가 없다.

혹시 몰라 15분 정도 늦는다고는 했지만 기우였다.

인터넷으로 강수량을 확인해 보니 비올 확률은 거의 제로, 우산도 필요없다.

그런 기분 좋은 마음에 샤워를 하려 욕실에 들어가 샤워기를 틀었다.

..........찬물이다....

그러고 보니 그저께 전화상으로 보일러가 고장났다고 했다...

고민이다...

난 깨끗하다. 그렇게 믿고 싶다. 그렇다면 굳이 씻어야할 필요가 있을까?

....결국 씻었다...

추웠다...

한 겨울에 찬물로 샤워라니, 미친짓이다....허나 어쩔수 없다.

예의라는게 있기 때문이다....

덜덜 떨며 대강 아침을 때우고 슬슬 나갈 준비를 했다.

....시계가 없다.

그러고 보니 어제입었던 외투도 없다.

분명 기억에 그 외투에 나의 소중한 지갑(소모임을 위한 군자금 포함)이 잠들어 있을텐데.......

어제 처부에 시계와 외투를 놓고 퇴근한 사실이 생각이 나며 머리가 새하얗게 변하기 시작됐다.

망했다.

난리났다.

죄송해요~데헷~ 으로 끝날 문제가 아니다. 아니, 그러면 죽는다. 100%다

잠수탈까?

그래 이참에 사라지는거다.

진지하게 15분동안 고민했다.

처부까지 편도로 3시간 지금 출발해도 신촌까지 도착하면 6시간이다. 이미 끝났다.

머리를 부여잡고 거실을 뒹굴 거리다가 문득 부모님 몰래 숨겨둔 비자금이 생각났다.

할렐루야

주님 교회 안나가서 죄송합니다. 다음부터 잘 나갈게요.

분명 장미 비파 레몬 이라는 책이였다.

돈을 부여잡고 뜨거운 참회의 눈물을 흘렸다.

설마 이 돈이 나의 목숨을 구할 줄이야.

그 다음부터는 일사천리였다.

안쓰던 지갑에 돈을 넣고 혹시 몰라 민증도 넣었다....

....검사해주길 바라는건 아니다..

좌우간 그렇게 1시에 집을나왔다.

여유다. 늦을리가 없다.

그렇게 생각하며 버스 정류장을 갔는데 버스가 내눈앞에서 떠났다.

허무했다 30분에 한번 오는 버스인데...

기다리기 너무 추워서 뒤에 게임방에 잠깐 들렸다.

스x2를 했다.

전패했다...허무하다 나의 거신이 이렇게 무너지다니

...순간 문득 떠올랐다.

오늘 소모임이 있다. 시계를 보니 2시 10분

망했다. 잔돈 생략 하고 미친듯이 뛰어 내려갔다.

또 눈앞에 버스가 떠나간다.

저거 놓치면 오늘 영정 다는 날이다.

뛰었다....달리는 택시도 잡았던 나를 얕보지 마라

결국 다음정거장 까지 뛰었다....그러나 놓쳤다...

예전의 내가 아니다...

다시 걱정에 휩싸였다....15분까진 늦어도 된다고했으니

어떻게 해보면 되겠지...라며

...기도를 드렸다..

기도의 효과인지 15분만에 버스가 왔다. 아멘...

버스에 몸을 맡기며 버스 운전사분께 빨리 가달라고 애원했다.

버스 운전사분은 훈훈하게 웃으며....쌩깠다...

버스로 가는도중 문득 나밖에 남자가 없다는 생각을 했다.

책임감이 막중하다. 모두를 지켜야 한다!

....어리석은 생각이였다.

나중에 알았지만 이 파티로는 마왕도 사냥할수 있는 파티였다....

결국 3시 1분에 도착

멀리서 봐도 한눈에 보이는 오피군과 실버가 그린 몽타주와 흡사하게 생겨 알수있었던 키위군 그리고 게스분이 보였다.

오피군....

직업은 격투가에 레벨은 만렙을 찍어 아니메의 최강자로 군림...이라고 나의 인식에 박혀있는 무서운 사람이다.

오피군이 14분만 늦었으면 난 죽었댄다.

아무래도 오기까지의 에피소드는 말하지 말아야겠다.

사람을 기다리기로 하여 저번에 모였던 카페로 올라갔다.

거기서 믿기지 않는 현상을 보게되었다.

카페에 가는길에 오피군이 키위군에게 맞는 것이다...

세상에....아무리 세상이 넓다지만

오피군보다 더 강한 최종포식자가 있을 줄이야...

....피해야겠다

결국 카페에 자리에 앉을때 오피군과 키위군을 같이 앉히고 나는 맞은편에 게스트 분과 앉았다.

괜찮은 포지션이다.

주문한 커피들이 나오자 서로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즐거웠다.

도중에 키위군이 오피군을 가격하는 모습이 보였지만

나는 아니므로 흐뭇 하게 지켜봐주었다.

.....그 뒤에 내가 공격당할줄은 꿈에도 모르는채...

그리고 커피를 먹는도중 오피군이 자꾸 카푸치노를 휘저었다.

쓰다고 설당 두봉지를 넣었는데....내가 아메리카노를 다 마실때까지 휘젓고 있었다.

....새로나온 다이어트 법인가?

설탕과 카푸치노가 사방으로 튀는것에 아랑곳하지 않고 휘젓는 오피군

역시 멋있었다.

시간이 조금 지나니까

오피군의 픽업으로 라즈님과...........으응? 이벤트?

프리님이 오셨다.

첫인상은 인텔하다 뭔가 이과계열의 천재같다...득히 빨간안경이 너무 어울렸다.

그리고 프리님 없어선 안될 중요한 길잡이 역활도 맡게되었다.

프리님의 안내를 받아 가는 도중

키위군이 살짝살짝 피격을 하기 시작했다...

장난이겠지만 너무 아팠다...

그리고 나에게서 추위를 지켜주는 목도리가 나의 목을 조르는 흉기가 되었을때

너무 가슴이 아팠다

프리님의 추천으로 가게된 고깃집

너무 좋았다...

특히 점원분께서 민증을 검사해 주셔서 더욱더 기뻤다....

....다시 말하지만 검사해주길 바라며 민증을 챙긴건 아니다...정말이다..

비록 게스트분께서 고기를 굽는 도우미로 전락 하셨고 여신 라즈양이 너무나 일찍가 정말 아쉬웠지만....

그래도 즐거웠다.

술은...알아서 절제하여 마셨다...

조금 아쉬웠지만 혼자 마시는것도 추태다.

남들 마신 만큼 마셨다고 생각한다...

고기를 먹는동안 지리적 요건으로 우 키위군 좌 오피군 덕분에

신나게 두들겨 맞았다....아프다...

목을 조르게 하는 요인을 제공하는 목도리는 코트와 잠시 벗어두었지만

그것 덕분에 추위와 싸우게 되었다.

적이 하나 더 늘었다...

프리님은 정말 서글서글하고 재미있었다..

덕분에 키위군의 공격이 양분하여 덜 맞는 효과를 부여해 주었다.

정말 감사했다.

여기서 키위군이 푸드파이터로 등극했다.

이것만 먹으면 우승이라는 프리님의 말에

눈에 불을켜고 음식을 모두 소화한 키위군

난 키위군이 소면을 그렇게 좋아할줄 몰랐다

이렇게 즐겁게 고깃집을 나오고

노래방에 갔다.

아쉽게도 프리님은 여기서 헤어졌다.

이벤트의 끝이다.

이벤트의 끝과 동시에 길잡이 능력도 사라져 미아가 되었다.

게스트분이 없었으면 아마 노래방은 못갔으리라...

마침내 도착한 노래방

그리고 여기서 무한의 체력을 보았다.

또한 지우고 싶은 기억도 여기에 전부 묻어놓았다.

원래 노래를 못부르지만 정말 이때는 더 못불렀다

게다가 게스트분이 노래를 너무 잘했고 게스트님이 부르고 꼭 그다음에는 내가 불렀다...

그리고 내가 부르는 곡마다 키위군이 좋아하는 노래란다...

원래 자폭을 잘하지만 여기선 정말 TNT 1t은 짊어지고 터뜨린거 같다.

특히 오피군과 불렀던 낭만고양이....

나이기를 포기했었다.

지금 생각하니...볼에서 뭔가 흐른다...

눈물은 아니겠지...아마

사실 이때 나의 체력은 거의 바닥...연장 신청까지 하고 서비스도 넣어줘서 걱정되었는데

쓸데없는 걱정이였다...

무한체력의 두군...키위군과 오피군

목갔다는 말은 매번 하면서

매번 질러댄다...

저게 목이 간가면

진짜 목간거는 아예 목소리가 안나온다는 뜻이리라....

서로 목이 갔다면서 서로 경쟁하듯이 질렀다

아마 측정기로 재봤으면

비행기 이륙수준은 가볍게 넘어섰으리라

짜릿했다...

역시...다르다

나처럼 평범하고 순하고 얌전한 사람이 감히 낄 곳이 아니다...

오피군 목이 가버렸다고 같이 부르자고 하더니

....혼자 다 불렀다...

부르려고 마이크를 들었더니

어느새 곡이 끝나버렸다...

그리고 방방 뛰며 스피커에 헤딩...

놀랐다...

아니...무서웠다...

솔직히 고민했다

연장을 더 해야 하나...

저 두사람의 목상태면 세시간도 너끈하다...

다행이...그들의 질주가 멈췄다...

뭔가 오랜만에 락 콘서트에 온 트랜스현상을 느꼈다.

짜릿하다....정말 즐거웠다.

노래방이 끝나니 키위군이 아이스크림을 먹었다

...대단하다

지금은 겨울..역시 무적이다...

아쉽게 신촌역에서 헤어지고 돌아오는 버스에 몸을 맡기니

피곤했다...

하지만 정말 즐거웠다...

이런 하루가 있기에 지금까지의 업무 과중에 치였던게 아닐까 생각했다...

즐거웠다 정말...

다만 아쉬움이 있다면

13%이벤트의 퀼양을 보지못한점....

정말 아쉬웠다..

허나 언젠가는 보겠지

그때 다시 웃으면 된다..

지금은 즐거운 기분을 만끽하자

그러면 되는거다.

 

 

우와....정말 기네요;;

나름 써본다고 했는데;ㅋㅋㅋ

길어도 조금 양해해 주세요///''

그리고 다시금 말하지만!ㅋㅋㅋ

모두들 정말 즐거웠습니다..ㅋㅋㅋ

그리고 오피군 미안해~ㅋㅋㅋ

나름 조절해서 쓴거야 이것도!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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