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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모후기.

노바 2010.08.15 21:53 조회 수 : 2622

음~!

사정이 생겨서 예정보다 좀 늦었습니다.
라즈가 예약해둔 노래를 포기하면서까지 친히 픽업을 나와주시어...
덕분에 무사히 찾아갔네요.

노래방에 들어가긴 했는데 다들 신나게 노느라 자세한 인사는 생략하고...
가자마자 소이와 아리가 나가는 바람에 만남과 이별을 동시에.

역시랄까...
아리는 여신 내지는 여왕폐하같았음. 고상하고 우아한 몸짓으로 친히 한사람씩 돌아가며 보듬어주시고, 사람들도 일어나 경배했음!
소이는 공주님을 지키는 기사님 모드~ (꺄아 >ㅁ<) 그런데 돌아온다고 약속해놓고 행방불명된걸 보면 기사는 아닌듯(...).

커플이 떠난 다음엔 플로님이 떠나시고, 저도 그냥 분위기 맞춰서 고고~ + 청색프로젝트 돌입(...).
난 쿄우 아이디를 처음에 '쵸우'라고 들어서... 그런 사람이 있던가 하고 3초 고민을 하고.
언제나 나에게 구원의 손길을 뻗어주는 퀼이가 힌트를 제공.
어찌저찌 프로젝트 통과! 하지만 어차피 다들 노래부르느라 바빠서 별로 신경쓰지 않고!(...)

좀 있으니 안경 낀 사내가 조용히 뭔가 들고 들어오더니 자리잡고 앉아서...
아무와도 대화하지 않고, 노래하지도 않고 노래방 끝날때까지 엄숙히 앉아있었는데...
'노래라도 부르라고 권해야 하는거 아니냐' 옆에 물어보니 '쟤 원래 저게 컨셉이에요'라는 답변이 돌아옴.
그 이름은 프리라고 했음.

밖에 나가니 비가 오는데... 준비성 좋은 키위가 우산을 씌워주며 훈훈한 분위기를 연출하려던 찰나,
"나 아이스크림 못퍼먹겠다."는 그녀의 발언으로 내가 우산 들어줌.

라즈가 신촌 지리를 물어보다 '눈앞에 있는 피자헛을 못본다'며 프리한테 구박을 받고(...)
2층 피자헛으로 올라감. 연장자의 책임을 느낀 나는 '3층이에요? 올라가면 돼요?'를 연발하다 안내원의 분노를 삼.

식사 전에 잠깐 비내리는 밖으로 나와 담배와 함께 사색의 시간을 음미하고 있는데
내 곁으로 누군가 스윽 다가옴. 프리라고 했음.
이후 둘이 함께 운치있게 남자들의 대화를 나누고 올라갔지만...
담배를 폈다는 사실을 알고 퀼이와 라즈가 한목소리로 외침 "오라버니, 실망이에요!"
아... 내가 누군가에게 실망감을 안기다니 가슴이 너무 아팠음.
폐는 순수하지 않을지언정 영혼만은 순수한 나인 것을...

프리가 종업원과 샐러드바 가격에 대한 진지한 협의를 나누더니 교섭에 성공,
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모두 맛있는 저녁식사와 수다를 즐길 수 있었다. 고마워 프리.
가끔 키위가 나타나서 슬슬 나를 간보기 시작함. '이사람 때려도 되나?'
잽이 조금씩 심해짐. 가슴이 넓은 남자인 나니까 그냥 다 받아주기로 함.
(근데 갈수록 아픔...)
중간에 루엘한테도 맞았던 것 같은데 루엘이 내 기억을 지웠는지... 자세한 정황이 기억나지 않음.
하지만 내 몸은 아픔을 기억하고 있다.

내 앞에서는 오피가 사회에서 받은 스트레스에 힘들어하고 있었음.
줄곧 무엇인가 접시 위에 올려놓고 칼질을 멈추지 못하는 모습(치명적인 매력)을 보여주었으나
내가 퀘스트로 방울토마토를 던져주자 갑자기 안쓰던 포크를 사용. 치사하다.
이후 오피는 칼을 쥐고 나를 노려보기도. 퀘스트가 분했겠지.
오늘 괜시리 술이 땡겼던 오피. 술 얘기를 꺼내니 라즈가 의기투합.
헌데 그 결과가 대전에서의 낯술 약속으로 이어질지는 몰랐음. 여성들의 뜨거운 의리를 느낌.

그리고 내 앞에 앉으신 또다른 한분은 바로 아니메 랭킹 1위에 빛나는 쿄우!
식사 도중에 누군가가 쿄우님의 심기를 건드림. 내가 당당하게 나서서 실드를 펼치며 외침.
'아니 누가 감히 아니메 랭킹 1위의 위엄에 빛나는 쿄우 님 심경을 불편케 하는가!'
그리고 나는 보았다 쿄우의 미소를. 얘들아 나 쿄우님 라인 탔음. 너님들 나한테 까불면 안됨.

중간에 적당한 노안과 수줍은 미소가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는 세타군이 도착. (난 빠져버렸음)
묵직한 짐가방을 보고선 다들 가출한 것 같다며 수근수근. 수능 잘봐 세타군! 2% 부족한 98일주를 마신 세타군!

도중에 루엘이 한번 비명을 질렀는데, 순간 피자헛 3층 전체에 굉장한 적막이 찾아왔음. 진공상태는 이런 느낌?
순간 몇몇 아니메인들은 침착함을 잃고 당황했지만, 나중에는 옆테이블 언니들도 구석 바닥에 쪼그려앉아서 꺄~꺄~ 하며
부끄러움에서 해방된 모습을 보여줌. 저들도 우리와 같음에 안도감을 느끼며 발걸음을 옮김.

이후 어쩌다 저쩌다 토즈(TOZ)라는 곳에 가서 구조를 살펴보고
'여기선 트럼펫을 불어도 되겠군...'이라며 한마디 혼잣말을 외우고 돌아보니
어쩐 일인지 모두가 눈을 반짝이며 나를 보고 박수를 치고 있는 기적을 체험.
심지어 몇몇의 손에는 카메라까지.

실수를 연발하며 트럼펫 연주. 아니메 회원님들이 칭찬해줌.
'나를 귱휼이 여긴게야...;ㅅ;' 회원님들의 속깊은 마음을 느낌. 넘치는 감동에 가슴으로 뜨거운 눈물을 흘렸음.
그 이후론 빼꼼빼꼼 혼자 불기도 하고 주변 회원들에게 트럼펫 부는 법을 전파하기도 함. 사람들 막 자버림.
그리고 피자헛의 머리띠와 실삔 공격에 뒤이은, 꽃머리끈 장식 착용. 아랑곳하지 않음.
회원님들의 넘치는 사랑에 보답할 수 있다면, 소인 이 정도 굴욕은 기꺼이 참을 수 있소이다.

그리고 얼마 뒤 오스카 입실. 뉴욕의 에너지가 느껴지는 듯 했음.
사카모토 마야 공연 준비중인만큼 어마어마한 양의 악보들을 들고 옴.
훗... 너무 어렵잖아 이런 거.

퇴실 시간에 가까워질 때 즈음 드디어 첼로와Cello군 도착. 뭔가 주렁주렁 들고 있음.
나중에 회원들한테 일일이 터키산 동전지갑을 꺼내어 선물해줌. 폭풍감동 ;ㅅ;
도중에 잠시만이라도 짐을 들어줄걸 하는 미안함 느낌.
첼로는 터키에서 유학하다 와서 그런지 남다른 분위기가 있었음. 나 너무 반갑고 신선했어 첼로야.

오늘 어쩌다보니 대화 많이 못한 라퀼, 실버, 유키메님. 아쉬웠음.
라퀼은 차분하고 나서지 않지만 항상 전체적인 조율에 신경쓰는 분위기.
실버는 밤을 새고도 폭풍고음과 700 괴력을 보여준...
b0025618_221504.jpg
무서운 아이!
수다떨때는 말이 많지 않았지만 내가 하는 얘기를 가장 잘 들어주고 많이 웃어줬다.
유키메님은 아기염소(개사가 대박이었던...!)와 크로스의 노래 빼고는 거의 목소리도 못들었던 듯...; 라퀼과 친해보였다.
그리고 루엘. 갑작스럽게 미안하지만 내 딸이 되어줘! 마우스피스 찌그러뜨린거 잊어줄게.
키위. 어르신 허리가 쑤신다.

끝으로...
사실 라즈가 고생 제일 많이 했다. 많이 거들어주지 못하고 챙겨받기만 해서 고맙고 미안하고~
모임의 여신 라즈! 다음엔 좀 더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해볼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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