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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10. 09 늦은 정모 후기

청색 2010.10.23 02:06 조회 수 : 1481

시험이 끝났다.

아직 해야 할 과제나 설계 프로젝트가 남아 있긴 하지만,

시험이 끝난 오늘 그걸 시작하고 싶은 마음은 전혀 들지 않았기 때문에, 컴퓨터에 앉았다.

딱히 할 것도 정해지지 않은 지금.

2주 전에 있었던 일을 서술한다.

 

 

바야흐로 10월 9일, 시험과 일상의 중간에 있던 날이다.

오전에 할 과제를 대략적으로 마치고, 3시즈음에 이르러 해가 남쪽에 위치해 있을 무렵,

나갈지 말지를 결정해야 했다.

시험은 다음주, 어느정도의 대비는 해 놓았지만, 마음의 다스림을 언제부터 시작하는가는

예나 지금이나 꽤나 중요한 의미를 갖기 때문에,

그 시작을 언제로 하느냐는 무시할 수 없었다.

 

 

4시 경 나가지 않는 쪽으로 기울었다.

여유로울 때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있을 테고, 이게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판단이다.


이런 연유로

지하철을 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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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말이 하고 싶은지 알고 있다. 그런 눈으로 보지 마라.




 

장소는 신촌. 연대 부근이다. 이미 3시 이전에 모인다는 공지도 올라온 모양이다.

곧 내가 마지막이라는 문자가 도착했다.

고민도 고민이지만, 해야 할 일이 늦게 끝난 탓이기도 하다.

이제 와서 어쩔 도리가 없으니, 지하철이 어서 목적지에 도착하기만을 바랄 뿐이다.

목적지까지의 거리는 멀었다.

그다지 초조하진 않았지만, 무언가 기다리는 쪽이 있다는 건 어느정도 부담이 되는 법이다.

쓸데없는 우려일지도 모르지만, 기다리는 쪽이 있다면 어느정도 그에 부합하는 행동을 하는게

사회생활을 순조롭게 이끌어갈 수 있는 방법 중에 하나로 자리잡고 있으니, 참고하도록 하자.

 


어쨌든 지하철을 타고 있으면 목적지에 도착하는 법이다.

곧 목적지에 도착했고, 출구를 향해 나갔다. 몇 번 출구였는지는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진 않았으니, 정상적인 입구로 나갔다는 건 알 수 있었다.

 

 

사람이 많아지기 시작했다.

만날 수 있을까 라는 걱정이 들기 시작했다.

그리고.

몇 초 후에 그 걱정이 무색하게 쉽게 일행과 만날 수 있었다.

여담이지만, 아는 사람이 있다고 해도, 이 인파 중에서 아는 사람을 찾을 확률이 의외로 높다는 건

세계의 신비라고 생각한다.

 

시간이라는 조건은 어느정도 일치했다.

사람은 모두 모였다.

나머지는 공간을 마련하는 것 뿐.

이미 어느정도의 위치 파악은 한 모양이다.

그리하여

올려둔 공지와 GPS의 힘으로 어느 술집으로 들어갔다.

다시금 확인하자면 모인 인원은 나를 제외하면 4명,

Nova(형님), 라즈, 세례자, 오피라고 불리우는 사람들.

라즈를 제외하고는 전부, 초면이었다.

 

 

 

 

 

술을 시키고, 안주를 시켰다. 술은 종류별로 선택되었으며,

안주 역시 종류별로 주문되었다.

나는 크루져를 주문했다. 블루베리 맛이 나는 술은 싫어하지 않는다.

아니 과일맛이 나는 술은 기본적으로 좋아한다.

마셔도 취하지 않는다는 점이 좋았다.

그리고 실제로 마신 후의 감상도 호평이었다.

 

 

 

내 옷이 블루 하와이가 되기 전까지는..

젠장... 세탁기로 2번을 돌려도 빠지지 않을 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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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정모는 무탈하게 끝날 줄 알았는데

이 파란색 술 녀석, 만만치 않다.

 

 

 

그 외에도 칵테일이라거나, 여러가지 술들을 시켰지만, 데드락은 맛보지 못했다.

훗날 지인이 말하길, 그곳에서 반드시 마셔야 할 술을 마시지 않았다고, 말했지만

그건 나중의 이야기.

 


아 다시 말하자면, 세례자나, 노바 형님이나, 오피는 초면이다.

 

 

 

 

우선 세례자님에 대해 간략하게 설명하면 1.5km안(眼)과 1.5km 택시라는 단어로 모든 걸 설명할 수 있겠다.

1.5km를 따라잡아 택시를 추돌한다는 건 보통사람은 할 수 없다.

죽을 힘을 다하며 할 수 있다곤 했지만,

무리다.

 


단언하건데 일반인에겐 쉽지 않은 일이다.

 


그리고 나중에 찾아봐서 알게 된 사실이지만, 스네어인가...하는 드럼스틱은 작정하고 내려쳐도 잘 부러지지 않는다....

이 말을 하는 이유는 다들 상상해주길 바란다.

 


뭐 현재는 어떤 이유로 인해, 이번 정모에는 불참했다는 정보조작이 이루어지고 있는 상태다.

 


그러므로 다음에 있는 불꽃놀이에 한번 등장하는 것을 제외하고는 "공식적으로" 제외된 대상이다.

 


성별은 잘 기억나지 않지만.... 아마 여성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술을 마신 후 7시 30분에 자리를 옮겨서 세계 불꽃놀이를 관람하러 갔다.

한강변에서 열리는 이 축제는 소문으로는 많이 들렸지만, 개인적으로 직접 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인산인해라는 말을 느끼고 싶다면 추천한다.

내년에 꼭 가도록.

 


사람과 사람 사이의 정을 압력으로 느낄 수 있다.

너의 주위는 사람으로 넘칠 것이오.

외롭고 쓸쓸해도 너는 안 울게 될 것이다.

너의 몸은 사람으로 되어 있다.

마음도 사람, 피도 사람.

단 한번의 패배도, 물러섬도 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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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limited Human Works

어딘가의 주문갔지만 미묘하게 다르므로. 저작권 침해는 아니다.

멋진 세상.

사람 공장이 있다면 여기일까.

 


톱니바퀴가 되어 굴러갔다.

데굴데굴데굴데굴데굴데굴데굴데굴데굴데굴데굴데굴데굴데굴데굴데굴데굴데굴데굴데굴데굴데굴데굴데굴데굴데굴데굴데굴데굴데굴데굴데굴데굴데굴데굴데굴데굴데굴
데굴데굴데굴데굴데굴데굴데굴데굴데굴데굴데굴데굴데굴데굴데굴데굴데굴데굴데굴데굴데굴데굴데굴데굴데굴데굴데굴데굴데굴데굴데굴데굴데굴데굴데굴데굴데굴데굴
데굴데굴데굴데굴데굴데굴데굴데굴데굴데굴데굴데굴데굴데굴데굴데굴데굴데굴데굴데굴데굴데굴데굴데굴데굴데굴데굴데굴데굴데굴데굴데굴데굴데굴데굴데굴데굴데굴
데굴데굴데굴데굴데굴데굴데굴데굴데굴데굴데굴데굴데굴데굴데굴데굴데굴데굴데굴데굴데굴데굴데굴데굴데굴데굴데굴데굴데굴데굴데굴데굴데굴데굴데굴데굴데굴데굴
데굴데굴데굴데굴데굴데굴데굴데굴데굴데굴데굴데굴데굴데굴데굴데굴데굴데굴데굴데굴데굴데굴데굴데굴데굴데굴데굴데굴데굴데굴데굴데굴데굴데굴데굴데굴데굴데굴

 

 


입구가 봉쇄됬다.

 

담을 넘었다.

 


잔디밭에 자리를 잡았다.

 

30여분의 주어진 시간.

 


앞의 1시간은 보지 못했지만.

 

충분했다.

내 생에 처음으로 참석한 세계 불꽃 대축제는...

 

 

 

 

 

 

 

 

아름다웠다.

 

 

 

 

 

 

 

 

 


또 하나의 여담이지만, 이름을 밝힐 수 없는 누군가는 오피를 계속해서 공격했다.

쌓인 게 있었나보다.

오피는 우리들을 놀라게 하기 위해 공격했다.

쌓인 게 있었나보다.

 

 

 

 

 

불꽃놀이가 끝난 후는 1.5km의 누군가가 1.5km 밖에 있는 택시를 발견하여 무사히 택시에 안착.

 


1시간의 고행을 거치게 된다.


피곤했기 때문에 계속해서 뭔가 말을 한 것 같은데, 지금 생각하면 부끄럽다.


나는 졸리면 말이 많아지기 때문에 무엇을 말했을지도 모르기 때문에, 그렇다.

 


이름을 밝히지 않은 공개적으로 나오지 않은 사람의 속성은 쿨, 1.5km로 결정되는 순간이기도 했다.

 

 

 

 

 

 

 

택시안에서 들었던 이야기로 아직 자세히 설명하지 않은 세사람을 소개하도록 하자.

 

 

라즈, 저번 8월 모임에서도 이미 만났던 유일한 구면.

오늘은 카페 아르바이트의 "의도적일 수도 있는" 독살 계획을 뛰어넘고 이 자리에 선 인물이다.

나는 그 자리에 없었기 때문에 점원의 의도를 확인할 방도가 없었지만,

살아남아서 다행이다.

힘들어하는 것 같긴 햇지만.

 

 

노바형님, 일행 중 최 연장자로, 굉장히 어른스럽다.

트럼펫 연주도 잠시나마 들을 수 있었으며, 노래방에서의 실력은 정말이지 훌륭했다.

하지만, 의외로 활발한 면이 있으셔서 나이보다 많이 어려보이셨다.


...


칭찬이다.

 

 

 


오피(N-top), 순식간에 말을 놓아버렸다.

사실 말은 하지 않았지만, 이 사람도 기적을 일으킨다는 소문이 있다.

눈앞에서 직접 본 건, 먹어도 먹어도 줄지 않는, 물고기와 빵의...

아니 오징어포와 땅콩의 기적.

땅콩은 그렇다치고 오징어포는 정말 열두광주리...아니..

흠흠.

덕분에 엄청난 양을 먹을 수 있었다.

가만히 두었다면, 어디까지 갔을지 보고 싶었지만,

너무 작아지면 먹을 수가 없으니까 참아줘..

 

 

 


노래방에서 세례자는 먼저 퇴장.


그리고 나머지 일행도 노래를 부른 뒤,


여성분들을 묵을 장소로 배웅하고

 

택시를 타고 집으로 향했다.


중간에 다시 노바 형님과 헤어지고,


집에 도착해서


바로 잠들었다.

 

 

 

 

 

 

 


불꽃축제를 제외하면 특별할 것 없는 날이었음에도,


즐거웠다.

 

아마도. 그렇게 느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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